“외국학생이 유학오는 세계최고 고교 만들터”
고등학교 영재교육 전도사’ 박하식씨(48). 한국 최고의 입시율을 자랑하는 민족사관고등학교 교감을 맡았고, 이전에는 상대적으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많았던 서울 강남의 현대고등학교에서 근무한 교육전문가다. 그가 내년 3월 신설되는 한국외대 부속 외국어고등학교의 교감을 맡아 눈길을 끈다.
“올초 한국외대 부속외고 교감공모에 지원, 교감으로 선정된 후 전국을 돌면서 학교홍보를 하느라고 꽤 바쁜 몇달을 보냈습니다. 시간이 얼마 없어서 제대로 홍보를 못했는데도 입학 경쟁률이 10대 1이나 됐습니다. 학부모들이 양질의 고교교육에 얼마나 관심이 높은가를 실감했습니다.”
영어·불어·독어·중국어·일어과 10개반으로 구성된 이 학교는 용인시가 건축비를 대고, 한국외국어대학교가 건축부지를 제공하였으며, 교육 내용과 운영을 담당한다. 층별 원어민 사감교사를 배치하는 호텔식 기숙사에 전세계 80여개 TV방송이 생중계되는 학교시설도 자랑거리다. 전체 350명 정원 중 30%를 용인시 학생들로 뽑아야 한다는 단서 덕분에 용인지역 아파트 값이 오르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다.
박교감은 민사고에서 시행하고 있는, 영어로만 말해야 하는 EOP(English Only Policy)제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외고에 ‘EOP+1’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영어와 함께 제2외국어를 하나 더해서 두가지 외국어로 대화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국내 최초로 국제적 영재교육 프로그램인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국제 공인교육과정) 프로그램을 2006년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또 미국 대학 1학년 교육 과정을 미리 공부하는 AP(Advanced Placement) 과정도 실시한다. 영·미권 유학반뿐 아니라 중국어 유학반도 최초로 운영하고 학부모들과의 교감을 위해 11가지의 부모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미 교육학자 렌줄리에 따르면 영재는 ‘보통 이상의 능력과 과제 집착력, 그리고 창의력이 있는 학생’입니다. 그런데 제가 민사고에 있으면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 영재들은 과제 집착력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데 비해 창의력이 현격히 떨어진다는 겁니다. 미국 아이비리그에 진학한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교수가 ‘네 의견은?’ 하고 물을 땐 말문이 탁 막힌다는 거예요.”
그래서 방과후 여러가지 강좌를 마련할 예정이다. 하루 6시간 수업만 들어도 졸업은 충분히 할 수 있지만, 각자의 취미에 따라 컴퓨터, 과학 등 다양한 심층강좌를 찾아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국외대부속 외고는 ‘또 하나의 외고’가 아니라 3년내 전국에서 가장 수준높은 교육을 하는 고등학교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인 박교감은 “5년내에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의 고등학교를 만들어 외국 학생들도 조기유학을 올 정도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 이무경·사진 김영민기자 lm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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