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외고 특집 ② 인터뷰 - 외대외고 남봉철 교장

“세계 10대 고등학교가 우리의 목표”
인성 위에 창의성·자율성 교육…SAT·AP·ACT Test Center 지정

2005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 60명을 포함해 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 375명(재수생 포함)을 입학시켰으며 49명의 학생은 하버드대(2명) 등 해외대학에 진학시킨 학교가 바로 대원외고. 그 대원외고의 오늘을 만든 장본인, 남봉철 교장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스타로 통한다.
대원외고의 놀라운 결과를 보면, 남 교장의 한국외국어대학교 부설 외국어고등학교(외대외고) 부임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직접 만나본 남 교장은 입시에 밝은 입시전문가가 아니라 인성과 기본을 강조하는 교육자였으며 그의 눈은 대학진학을 넘어 더 멀리, 더 높은 곳에 가 있었다.
앞으로 2년 후 외대외고는 지금보다 더 큰 이목을 모으게 될 것이다. 과연 어떤 결과를 보여줄 것인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아프리카 체험단의 이야기는 정말 감동적이고 놀라웠습니다. 어느 분의 구상이었나요?

3년 전부터 구상해 왔던 프로젝트입니다. 청소년기에는 도전의식, 어려움을 극복하는 의지력 등이 필요합니다. 잘 정돈된 곳이나 근사하게 꾸며진 관광지보다 낯설고 어려운 곳에서의 체험이 도전정신, 의지력 등을 더 잘 길러줍니다. 또 이제 시작하는 우리 학교의 이미지와도 맞을 것 같았습니다.
다녀온 뒤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역시 좋은 체험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연례행사로 만들어서 꾸준히 진행할 생각입니다. 또 아프리카 뿐 아니라 아마존이나 오지탐험, 극지 탐험 등도 좋은 프로젝트가 될 것 같습니다.

-학부모들은 아프리카 체험에 대해 여러모로 염려가 많았을 텐데요?

풍토병, 말라리아, 에이즈 같은 질병과 킬리만자로 등반 등으로 학생들이 힘들어하지 않을까 염려하셨습니다. 그러나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일 것이라는 데 모두가 공감하셨고 지도교사와 학부모가 동행했기 때문에 염려를 덜었습니다. 그리고 산악인 허영호씨가 등반대장을 맡아 우리 학생들과 함께 산행을 했기 때문에 더욱 든든했지요.
저는 학생들에게 1학년 여름방학은 공부가 중요한 시기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3가지를 꼭 하라고 강조했습니다.
먼저 학생들이 큰 꿈을 가질 수 있는 체험,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또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직무 경험을 쌓도록 하는 인턴십 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는데 한 학년당 16시간을 의무적으로 하게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봉사활동입니다. 의례적으로 진행하는 봉사활동이 아니라 고아원, 지체부자유 장애우시설, 양로원, 독거노인이 있는 곳 등 학교에서 인정하는 곳에서 봉사활동을 해야 합니다.
우리 미래에는 인성이 바탕이 된 글로벌 리더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인성을 기르는 것이 교육의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원외고와 외대외고를 비교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외대외고를 이끌어 가실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외대외고에 부임하면서 개척자의 심정으로 왔습니다. 같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온 것이 아니고 이름은 같아도 학교가 다르고 내용이 다릅니다. 외대외고를 세계 10대 고등학교에 꼽힐 수 있는 명문고등학교로 만드는 것이 제 목표이고 비전입니다.
교내 공용어는 영어만 사용하는 EBC(English Based Campus, 영어상용화) 제도, SAT·AP·ACT TEST Center 지정, AP 교과의 지도와 국내 최초로 GAC(Global Assessment Certificate) Program 운영 등은 그 목표를 향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진학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1학년 학생 350명 중에서 약 150명 정도는 해외대학 진학을, 그리고 200여명은 국내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06학년도 신입생 모집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이번 전형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외대외고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은 영어를 잘 해야 합니다. 24시간 영어를 사용하고 있고 기숙사에서 영어로 토론을 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어서 입학여부와 상관없이 기본적인 영어 실력이 있는 학생이어야 하겠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올해 지난해와 패턴을 바꿨습니다. 이번 전형에서는 주로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들이 출제된 예정입니다. 영어는 듣기평가에서도 사고력이 요구되며 출제지문은 심도 있는 내용으로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제시될 것입니다.
수학 역시 도형이나 수식이 바로 나오지 않고 지문이 긴 사고력 문제들이 출제됩니다. 서울지역 외고들처럼 경기지역 외고들도 공동문제를 출제하기로 해서 이번 전형에서는 공동출제 문항이 5∼6문항 정도 출제됩니다.
내신 성적에 있어서는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려고 합니다. 시험에서 한 번 실수 한 것이 내신 성적을 떨어뜨리고 이것이 학생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다양한 전형방법으로 신입생을 선발해서 학생들이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언어는 우리말, 우리 것을 잘 아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들 영어교육에 관심이 많습니다. 어린이 영어교육에 대해 조언을 해 주신다면?

‘영어에 노출되는 만큼 영어를 잘 한다’는 말은 모두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교육의 현실은 영어가 늘 수 없는 환경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영어능력을 높여주는 좋은 방법은 아이들에게 영어로 된 책을 읽히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얇고 재미있는 책으로 시작해서 조금씩 레벨을 올리다보면 독해능력이 향상됩니다. 독해능력은 단시일에 향상되지 않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꾸준히 시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분당 내일신문 10.9-15 김정옥 리포터 jungga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