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립 보딩스쿨, 여기까지 왔다! 세계화 추세의 대응과 뜨거운 교육열 수용을 위해 새로운 교육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케빈리 기자 Reporter@USAeduNews.com 미주교육신문 케빈 리 발행인은 최근 한국 방문 중, 한국에서 새로운 사립 명문고로 부상하고 있는 한국외대 부속 외고를 방문,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상대로 <미국 현지에서 본 미국 대학 입학 개괄>이란 주제의 세미나를 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취재한 한국 사립 보딩스쿨의 현주소를 한국외대 부속 외고를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는 한국의 옛날 고등학교 상을 고집하고 계십니까? 한국의 교육 지형은 급격히 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몇몇 학교들은 이미 미국의 명문 사립 보딩스쿨과 아주 유사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명문대 입학을 준비하는 몇몇 특별 클래스들은 한국에서 미국 명문대를 준비한다는 어려운 조건 속에서 미국 내 학생들보다 훨씬 더 놀라운 기록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한국외대 부속 외국어 고등학교는 어떤 학교? 오늘 소개해드리는 한국외대 부속 외국어 고등학교는 경기도에 있는 한국 외국어 대학교 용인 캠퍼스 바로 옆에 위치해있습니다. 한국외대가 부지를 내놓고, 용인시와 경기도가 설립자금을 대는 식으로 세운 특수목적고입니다. 여기서 용인시와 경기도가 설립자금을 지원했다는 대목을 눈여겨 봐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한국의 각 지방 자치단체는 ‘기업을 운영하듯’ 지역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외대 부속 외고는 그 산물의 하나입니다. 외대 부속 외고는 2005년 개교하여 아직은 1, 2학년만 있는 상태입니다. 학생들이 모두 들어차는 내년부터는 1,050명 전교생이 2인 1실의 기숙사에 공부하는 전형적인 보딩스쿨이 됩니다. 신입생을 받았던 2005년도에는 9.6: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서울 지역 외고들이 3.81: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자면, 이는 대단한 반향을 일으킨 셈입니다. 이듬해인 올해 2006년 역시 이보다 더 높아진 11.4: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이 학교가 순식간에 학부모들의 이목을 끌었던 배경으로는 첫째, 교장 및 교감 선생님 자체가 대원외고, 민사고 등 기존의 명문학교 교장 및 교감직을 지냈던 분이라 신설학교임에도 학부모들의 기대를 모았고, 둘째, 선생님들이 우수하기 때문인 것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학교 선생님들은 전원이 석사 학위 소지자이며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따 온 분들도 많습니다. 이 학교는 우수한 선생님들을 모집하기 위해 보수를 일반 교사의 1.5배 수준으로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처음에 교사를 뽑을 때 그 경쟁률이 23대 1에 달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학교가 외양상으로는 ‘외국어 고등학교’이지만, 내용적으로는 해외의 명문 사립고를 지향하고 있는 점도 학부모들의 호감을 샀습니다. 이 학교 남봉철 교장 선생님은 “5년 안으로 세계 톱10 고등학교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현재 외대 부속 외고는 영어과 3학급, 프랑스어과 1학급, 독일어과 1학급, 중국어과 3학급, 일본어과 2학급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국외대 부속 외국어 고등학교의 운영 방식은? 한국외대 부속 외고는 그 운영방식이 미국의 명문 보딩스쿨과 유사합니다. 이 학교의 학생들은 오전 6시에 기상하여, 오후 3시까지는 정규수업을 듣고, 이후 오후 9시까지는 각종 클럽 활동이나 외국어 관련 강좌나 수학, 과학 심화과정을 배웁니다. 주말에는 스포츠 활동이나 초청 강연을 듣습니다. 이 학교는 1인 1악기, 1인 1 체육 활동을 통한 인성 교육을 추구합니다. 또 다양한 클럽활동을 학교가 지원하며, 봉사활동 역시 학교 정책으로 장려하고 있습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먼저 이 학교는 Broadcasting, French Culture, English Newspaper, Chinese Culture, Editorial Department, Japanese Culture, Debating, Tennis, Mathematics Olympiad, Kendo, Biomainia, Bowling, Orchestra, Soccer & Basketball, 사물놀이반, Student’s Christian Club, Band Magic, The Play, Photograph Play, Dance 등에 걸치는 다양한 클럽활동을 지원합니다. 학교 자체에서 수십 가지 클럽활동을 지원하는 미국의 명문 보딩스쿨과 유사합니다. 또 이 학교에는 미국의 고등학교처럼 오케스트라를 운영합니다. 플룻, 클라리네, 섹스폰, 트럼펫, 트럼본, 바이올린, 팀파니, 첼로, 더블 베이스 악기를 다루는 총 65명으로 편성합니다. 매년 3월 오디션을 통해 단원을 선발하여 교내 외 행사 및 특별활동에 참가합니다. 이 외에도 학생 전원이 악기를 한 가지씩 다루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음악 외 스포츠 활동도 다양하여, 수영, 검도, 미식축구 등 여섯 종목 가운데 한 가지를 3년간 배울 수 있습니다. 이전 한국의 고등학교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봉사활동도 정책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 학생들은 봉사활동 및 인턴쉽 영역에서 한 학년당 양쪽 모두 각각 최소 16시간을 이수해야 합니다. 커뮤니티 봉사활동이 교육의 일부로 간주되는 미국의 고등학교와 흡사합니다. 이 학교에서 실시하는 진로지도 및 인성 교육을 위한 특강 역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의 이원복 교수 초청 특강 같은 외부 인사의 특강이 1년에 4회 이뤄지고, 나머지 달에도 학부모를 포함한 전문인들이 특강을 제공합니다. 그 동안의 성과는? 이처럼 미국의 명문 보딩스쿨과 같은 개념으로 학교를 운영한 결과, 이 학교는 개교 2년 만에 다양한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2005 대한민국 신 경영 블루오션 대상 고교교육 부문으로 선정된 것은 그 상징입니다. 이 짧은 기간 동안 이 학교가 거둔 성과를 영역별로 살펴봅니다. 학문적인 영역을 보면 2006년에는 미국 대입 시험 중의 하나인 ACT에서 만점자를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ACT는 미국 내에서도 수험생 6,000명 중 1명의 만점자만 나올 정도로 까다로운 시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의 후농 청소년문화재단이 주최한 ‘청소년 봉사활동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이 학교 반휘민 군의 사례를 보면 이 학교 학생들의 자원봉사 ‘범위와 깊이’를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반 군은 ‘히말라야의 아픔’이라는 수기를 써냈는데, 반 군은 수기에서 지난해 7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경험한 네팔의 빈민지역 마다리타에 있는 한 학교에서 했던 봉사활동에 대해 적었습니다. 반 군은 지난해 9월 학교 축제 때 ‘네팔 어린이 돕기’ 바자를 열고 자신이 네팔에서 사 온 민속 공예품과 옷가지 등을 학생들에게 팔아 모은 돈 50만원을 네팔 천민 계급 어린이들에게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 정도의 봉사활동 기록은 미국 내 고등학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입니다. 작년 7월 아프리카 대탐사에 나섰던 이 학교 학생들의 경험담도 주목할 만합니다. 아프리카 탐험대에 포함된 8명의 학생들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 요하네스버그,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탄자니아에 있는 응고롱고로, 킬리만자로 등을 탐험하고 돌아왔습니다. 이들은 탐험 중간 중간 주변의 부족마을을 찾아 잡초를 베는 일도 돕고, 밭에서 일을 돕기도 했으며, 고아원을 방문해 아이들과 놀아주고, 공부를 가르쳐주고, 청소를 해주는 등 봉사활동도 했습니다. 이젠 한국에서 경험한 이전 고등학교 시절을 상상하며 현재의 한국 고등학교 시스템을 이해하려고 해서는 곤란합니다. 밖으로는 세계화의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그리고 안으로는 학생 학부모들의 뜨거운 교육열을 수용하기 위해 새로운 교육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으로 유학갈 날도 멀지 않은 듯합니다. 2006년 05월 23일 02:04:33